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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rt Triathlon! (무려 철인 삼종 경기!!!)

아들 녀석의 작년 운동회에 이은 두번째 체육대회다...


이름하야 철인 삼종 경기, Triathlon;;;


종목은 1km 달리기, 자전거 혹은 스쿠터, 그리고 수영장 왕복 1회...



이 조막만한 녀석들이 하면 뭘 얼마나 하겠냐마는...


허구헌날 하는 밥먹고 하는거라곤 밖에서 뛰노는 게 전부인 눔들이라 제법 잘들 뛴다











약 1km 정도의 달리기가 끝나고 나면, 스쿠터들 무한 대기중











스쿠터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달리게 되는 자전거 그룹...


경쟁이라 할 것도 없이 이 또한 마냥 신나는 놀이일 수도 있겠다


비록 앞이 안 보인다 할지언정 말이다;;;






훗! 사실 요 꼬맹이들의 삼종경기라는게 감동이나 감흥따위가 있을리가 있겠나?


...


...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학년이 올라 갈 수록 그들의 눈빛에는 비장함이 묻어나는데,




"잘 할 수 있을꺼야... 무조건 나만 따라와"


'쟤들 또 비밀회의 하네? 자릴 잘 못 잡았나?'


선생님의 나팔 스프레이가 울리는 순간,


길을 안내해 주는 선배가 바람을 가르면,


누구 하나 뒤질세라 쏜살같이 그녀를 쫓는다


수 많은 표정들 중 진지함이, 아니 비장함이 묻어 나지 않은 이가 하나 없다






물론, 단 한 눔 빼고...







내 아들눔ㅡ_ㅜ


"꼴찌만 안 하면 네가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 사줄께!" 라며 몇 일 전부터 꼬셔 놓긴 했지만 저눔의 눈빛에선 도무지가 어느 한 놈 이겨 보겠다는 의지가 당췌 뵈질 않는다ㅡ_ㅜ


...뭐, 초딩들 경기에서 꼭 경쟁과 승리만이 전부가 아니질 않은가... 이런 미소를 과연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이런 미소를 말이다... 늦어도 지쳐 힘들어 하기 보단 경기 자체를 즐기는 이 녀석들...


...과 반대로 뒤에 몇 명 남지 않자 그 때사 똥줄이 바짝 조여오는지 쪼메 눈빛이 살아 나려는 요 놈!


"뒤에 세 놈 남았다;;;"


"꼴찌만 아니면 되는게다... 꼴찌만 아니면..."


열살이 채 되지 않은 욘석들에게 나름 만만찮았을 1키로미터의 나름 장거리를 달리고 나면, 그들을 기다리는 건...


또 다른 1Km 자전거 레이싱...


나름 뒷끝있게 달려 준지라 달리기에서 몇 놈 따라 잡았다!!!


...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시티형 바이쿠의 숏 타이어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폭풍 페달링을 해 보지만 쳐지고 쳐지고 또 쳐진다ㅡ_ㅜ


똥줄은 타고 햄버거는 눈앞에 사라질 위기에 쳐 했지만... 선생님의 응원 소리에 더욱 더 힘을 내어 본다


"힘내라 대니엘~ 넌 할 수 있어!!!" 라며 기운을 북돋아 주는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가?


...는 훼이크고, '대니얼 수영 하려면 신발 벗고 가야지!!!'라며 울부짓고 계셨다ㅡ_ㅜ    한참을 달리다 다시 자전거 던저 놓은 곳으로 되달려 가야만 했더 아들눔ㅡ_ㅜ




뒤에 따라 오는 눔은 없고,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아들 녀석의 얼굴 표정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아 씨댕... 올해도 꼴찌인가ㅡ_ㅜ?'


이쯤되니 사진이고 나발이고 사진찍는 나나 내달리는 아들눔이나 부자지간 둘 다 정신줄을 반쯤 놓은 듯 보였다;;;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려서 수영장 입수!


바닥에 발이 닿기 무섭게 


물 깊숙이 몸을 내 던지


...는 듯 하더니, 숨이 차서 나 죽겠다며 지난 해 열심히 배워 온 자유형 따윈 내팽개치고 기나 긴 수영장을 단숨에... ... 장숨에 걷고 또 내 걷는다ㅡ_ㅜ


얼굴만 보면 마라톤을 완주하기 직전 그리스의 한 병사와도 흡사 비슷하다 하겠다만;;;


'내 뒤에 분명 인간의 형태를 갖춘 것들이 즐비하니 내 분명 오늘 햄버거를 차지 할 수 있으리라...'


뒤에서 마지막까지 걷지 말고 뛰라고 미친듯이 소리 질러대는 아부지를 뒤로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뛰고 또 뛰어주셨다ㅡ_ㅜ


"훗! 철인 삼종경기의 목적이라 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함에 그 의의를 두는 것!" 이라고 이마빡에 써있다ㅡ_ㅡ;;;


'오늘은 버거킹 안 가고 칼스 주니어 가서 젤 큰눔 콤보로 먹어 줄테다ㅡ_ㅡ+'


... 마지막 주자가 죽을 똥 살 똥 들어 오는 순간,


모두의 박수와 갈채, 그리고 선생님의 높이 치켜 세워진 하이파이브와 함께 두 시간여의 경기는 마무리 되어진다...





...





...아들놈이... 많이 아팠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술도 몇 번하고...


선천적으로 약해 빠진 놈인데다 그 기질 또한 내성적이며 운동엔 잼뱅인지라 초등학교 1학년 체육대회 꼴찌를 차지 한 후 독보적으로 그 자리를 지켜 내주고 있었더랜다...


그런 저눔이, 


못난 애비의 으름과 달램으로 몇 일을 200m, 300m, 500m... 1km를 달려 주더니 올 해 체육대회에선 뒤에 몇 녀석 남겨 두는 대단한 업적을 남겨주셨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키워 보겠다며 이 먼 타국까지 와 하루 하루 말같지 않은 꼬부랑 글씨와 씨름해 대는 아들 마눌님을 보고 있자면 가끔 내가 대체 이들에게 뭔짓을 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났을 때 저 녀석이나, 마눌님... 그리고 내 입에서 "그래도 잘 한 선택이였다"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나라에선, 체육대회든, 소풍이든... 뭐든 전부 가족 축제다...


아빠, 아들, 동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내 말은 진정 "모두"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