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출처 : 김효인 간호사 선생님 싸이월드
현재 중소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10년차 일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아랫글의 덧글다신 남보원씨 글을 읽고 정말 어처구니 없어서 이 까페에서 글을 한번도 써본적 없는데 처음으로 몇자 남겨봅니다.
간호사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의사제외)의 처우가 어떠한지 실제로 알고 그런말씀하시는지...
제가 처음 간호사 일을 시작할때 연봉 2천 안되었구요
지금도 나이트 근무수당, 휴일 수당 합쳐도 3천 안됩니다.
일년에 두번 명절 수당으로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15만원 받습니다.
국내 최상위 몇개의 병원, 국립대 병원 빼고는 10년차 되어도 3교대 근무하면서 수당 받아도 3천 안되는 병원이 태반입니다.
물론 간호과 말고도 다른 공대나 자연계등등에서도 공부 열심히 하시겠지요~
10여년전 학교 다닐때 아침 8시부터 첫수업시작해서 오후 6시까지 수업있었구요
밤 10시 반까지 고 3처럼 자율학습이라고 학교에서 거의 반 강제적으로 시켰습니다.
학교에서 간호과 국가고시 합격율 높이려구요~
그렇게 국시 합격율 높여서 광고해서 신입생들 모으려고 말입니다.
현재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병원에 간호사로서 취직했더니 일 못한다고 선배, 직장동료(의사, 간호사 구분없이) 상상 초월하는 인격적 비하, 모독을 당했습니다.
신규 간호사로서 처음 병원 입사하신분들 제가 무슨말하는지 알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신규 간호사들 일하다 남몰래 울고 정말 죽어도 가기 싫은 병원에 죽기살기로 출근하며 버티다버티다 힘들어서 도망가버리는 신규간호사들 엄청 많죠~
그렇게 힘들어도 어디 나가서 떳떳하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말할수 있는 연봉 또는 복리 후생이면 도망 안가죠~
왜 간호과 신규 개설이나 간호 대학 모집 정원이 해마다 늘고 각 대학에서 100%취업율을 자랑하며 대학생을 모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00%취업율???
취업이 쉽다는 말은 그만큼 병원에서 인력이 모자란다는 말...
병원에서 인력이 왜 모자랄까요??
앞서 말한것처럼 반강제 자율학습까지 시키며 국시 합격율이 높아서 간호사 배출도 많은데 왜 항상 병원에서는 인력이 모자랄까요???
4년제 간호과 정원이 불과 몇년전만 해도 40~50명이었는데
최근에는 두배이상 모집하고 있고 그들 거의 대부분이 국시에 합격해서 간호사 배출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왜 병원에서는 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일까요?
신규 간호사는 물론이거니와 경력간호사들도 엄청나게 도망치듯 병원을 그만 두거든요~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병원 들어 왔는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인격적 모독을 당하면서 한시도 앉아 있지 못하고 온 병동 구석구석 돌아 다니며 의사, 환자, 선배 간호사의 잔심부름등등을 하는데 그 연봉 받고는 견딜수 없어서 도망치듯 병원을 그만 두게되죠~
왜 그렇다면 병원에서는 항상 간호사가 모자란데도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하지 못할까요?
일단 병원에서는 환자 머릿수 대비 적절한 간호사의 숫자만 채우면 됩니다.
그 간호사가 신규간호사이든, 경력 간호사이든...
환자 상태를 잘 파악하고 병동의 system을 잘 파악해서 위기 상황이나 문제 발생시 잘 대처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려면 적어도 4~5년차 이상의 간호사는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없죠..어느 정도 병원의 돌아가는 분위기를 파악할 정도가 되면 떠나죠...
그래서 병원 시스템이나 환자 싱태 파악에 서툴은 신규 간호사로 머릿수만 채우다 보니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은 늘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늘고 일 못하는 신규간호사 또한 스트레스 엄청 늘고...
그렇게 신규간호사 또는 경력 간호사가 사직하더라도 병원에서는 또 다음해 엄청난 신규 간호사가 배출되기 때문에 그들로 머릿수 채우면 되는거고...
게다가 말많은 경력 간호사 보다는 신규 간호사에겐 월급도 적게 줘도 되고...
그렇다면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일도 힘들고 박봉의 신규 간호사가 피해자일까요?
아니면 업무량 많고 책임도 많이 늘어나는데 비해 그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력 간호사?
다 아니죠~
환자들이죠~
요즘 의료 비용 좀 비쌉니까?
비싼 의료 비용 내면서 내 생명을 그들에게 맡겼는데 어처구니 없게 신규 간호사에게 내 몸이 맡겨지는 경우가 많죠~
병원에 오면 의사가 당연히 있고 내 몸의 치료는 의사가 하게 된다는 생각에
유명하고 능력있는 의사 찾아서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24시간 그 의사가 내 몸을 잘 봐 줄 수 있느냐??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의사 배출 또한 많다고 하지만 인구 대비 의사 숫자 또한 매우 작고 의대생의 대부분들 콧대 높고 힘들일 하기 싫어서 돈 되는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등만 찾다보니
실제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부족하고 그들 또한 그렇게 힘들게 환자 보는데 월급 또한 만족스럽지 못하고...
대학병원 입원하는 동안 담당 교수 얼굴 한번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만한분 다 아실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병원에 온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환자를 보는게 아니라 간호사가 환자를 보는게 더 맞다고 봐야죠~
환자들 입원해서 의사, 담당 교수 만나기 어렵다고들 아우성이죠~
그런데 그 환자들의 거의 30%는 이제 대학 갓 졸업한 신규 간호사들이 보죠~
운 좋으면 능력있는 경력 간호사, 그럭저럭 그냥그냥 경력 간호사,
운 억세게 안 좋으면 신규 간호사에게 내 생명을 맡기게 되죠~
어떡하면 능력있는 간호사가 담당이 되게 할 수 있냐구요?
그것 또한 정말 운입니다...
아시다시피 간호사는 3교대로 돌아가고 담당하는 환자도 매번, 매일 바뀌죠~
현재 제가 일하는 곳의 한 근무조에 간호사가 9명 일하구요
그중 2월에 입사해서 한달 안되는 간호사 2명, 작년 입사자 2명, 재작년 입사자 2명정도 배치 됩니다.
1년 미만의 간호사가 3~4명 정도 되구요 한 간호사당 3명의 환자가 배치 됩니다.
저희 중환자실 환자가 27명정도 되구요
그 중에 9~12명 정도의 중환자를 1년 미만의 간호사가 보게 됩니다..
중환자를 말이죠...
여러분들 중환자 아시나요???
머리, 심장, 폐, 콩팥, 간 등등의 문제로 스스로는 생명을 연명할 수 없는, 또는 언제 생명이 꺼질지 모르는...
그런 중환자를 1년 미만의 간호사가 보게 됩니다...
비싼 의료 비용을 지출하고 그에 합당한 의료 서비스를 그 환자들은 받을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현재 우리나라 의료업계의 상황을 말씀드려봤습니다...
이 정도가 간단한 것입니다...
더 나열하자면 한도끝도 없습니다..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국...특히 미국만 하더라도 간호사하면 존경받고 상위층에 들만큼의 연봉을 받는다죠~
글쎄요...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주 멍청하게 10여년 동안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열심히 일만 해왔습니다..
아랫글 쓰신 분의 말처럼 간호계의 힘이 더 세어지고 해서 우리가 일 한만큼 인정받고 그만큼 대우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조가 생긴다면 또 모르죠~
또는 남자 간호사가 많아져서 이 월급 너무 작다고 목소리를 크게 내어줬으면하기도 하구요~
(...선생님 말씀중이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 다만, 소위 청일점이라 불리우는 남자들은 여자들 사이에 낑겼을 경우 말 한마디 내 뱉기가 쉽지 않답니다;;; 자살행위거든여;;; 생전 경험해보지 못 했던 뒷다마(?)와 쿠사리;;; 군대서도 경험하기 힘든 수줍인데 누가 감히 여자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높... (먼산))
저도 느낀것이지만 간호계가 여성 특유의 직업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모습도 덜하고 그러다 보니 연봉상승도 어렵고 사회적 위치도 그렇고...
그런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호사를 그만 두려고 하고 있고 그냥그냥 쉽게 편히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으려구요...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도 위와같은 이유로 한국에서의 간호계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을듯하여 그만 두려구요...
차라리 미용학과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미용실 가서 10년동안 열심히 일했다면 지금쯤 내 소유의 미용실하나는 차렸을텐데...
여러분들 아시나요?
그분들이 저희보다 더 많은 월급 받는다는거??
...피에수... 이 글은 시험 끝나고 이리저리 알바자리 알아보다가 3년 혹은 4년 동안 정말 X 빠지게 공부만 해 온 간호사들이 영어학원 보조강사들 월급보다 더 적게 받는다는 점에 경악해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찾아 낸 주옥 같은 글 입니다ㅡ_ㅡV
...간호사들이여 봉기하시라~ 두두둥!
...소심하게 또 영어 강사분들이 봉기하실까봐 한 마디 더;;;
영어 강사분들 폄하하는 거 아니구여... 능력 있으시면 더 많이 받는 게 당연한 거겠죠;;; 그치만 선생님들이 부리시는 소위 알바생들보다 더 적게 혹은 비슷하게 받는다는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닌 권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도 공부 해 봤고, 간호학도 공부 해 봤지만 제가 간호학 공부하던 것 처럼 영어를 공부했다면 지금 살고 있는 제 집 평수가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ㅡ_ㅡ;;;
어디 쉬운 공부가 있겠냐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간호학은 분명 공부한 혹은 투자한 시간에 비해 더럽게 인정 못 받는 분야 중에 하나인 듯...
게다가 이눔의 간호학에선 맨날 나이팅 게일 타령만 하면서 봉사, 희생 요딴 소리만ㅡ_ㅡ;;;
(줴길슨!!! 나도 먹여 살릴 가족이 있단 말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