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NZ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방법 1.
Nurse Juno™
2012. 3. 30. 12:06
노인학 시험이 끝났다
이 곳 뉴질랜드에 와서야 제대로 된 내 적성을 찾은 듯 하다.
피똥 싸게 바쁜 응급실이나
작은 실수 하나가 사람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환자실보다는
행동도 생각도 느려 빠진 할매 할부지들이
서툴고, 미흡하고, 말조차 어눌한 나를 괜찮아 괜찮아 하시며 받아주시는 이 곳이야말로 내 적성에 맞는 곳이 아닐까 싶다.
가끔 귀신 이야기에 심취해 있는 아들녀석이 귀신이 무섭지 않냐고 물을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고 말 해 주곤 한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도, 신체에 상하게 하는 것도 결국 귀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난 항상 사람이 가장 무섭다.
노인학 시험보다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아 잠 못 이루고 밤새 뒤척여야만 했던 지난 밤을 보상하기 위해,
뒷 동네로 농구나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