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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통역사

[펌] 국내 첫 의료통역사 교육현장에 가보니


출처 : 다정다감

국내 첫 의료통역사 교육현장에 가보니

명동에서 쇼핑하고 한류스타의 공연장을 향하던 외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요즘 향하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병원이다.

뛰어난 의료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가 2007년 7900명, 2008년 2만7444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거주 외국인이 110만 여명을 넘어서면서 보건의료분야에서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헬스케어는 한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으며 도약을 향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의료통역사는 크게 부족하다. 의료통역사란 외국인 환자와 국내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며 외국인 의료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인력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력인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내 최초로 의료통역사 양성교육과정을 개설했고,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위탁받아 올해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7월 18일 토요일 아침 9시. 5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의료통역 교육생들이 첫 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 녹번동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모였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선 매주 토요일 8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선 매주 토요일 8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당초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5개 언어에서 30여명의 교육생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12명이나 되는 지원자 중 출중한 재원이 많아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총 65명을 선발했다고 한다. 영어가 30명, 중국어 11명, 일본어 10명, 러시아어11명, 아랍어 3명이다.

선발된 교육생은 주로 2개 국어에 능통한 의료인, 통번역대학원 졸업자, 의료통역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로,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바로 실무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부터 12월 12일까지 200시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 교육내용은 의료통역사로서 가져야 할 기본역량과 전문역량, 서비스역량을 강화하는 실무 중심의 강의와 실습이다. 수업은 매주 토요일 하루 8시간이다.

이날 첫 수업은 의료계나 통·번역계 전문가들이 담당했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지제근 명예교수가 의학용어를 설명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작은 말실수가 심각한 의사소통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지 교수의 말에 교실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생소한 의학용어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예비 의료통역사는 눈을 반짝이며 지 교수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의학용어 수업을 시작으로 ‘한국의료제도와 의료문화 특성’, ‘의료통역개괄’, ‘통역일반개괄’ 수업이 이어졌다.
 
의료통역사 양성교육 첫 시간에서 교육생들이 지제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의료통역사 양성교육 첫 시간에서 교육생들이 지제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교육과정은 전액 무료다. 국비의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생은 과정을 마친 뒤 외국인환자 무료진료소, 국제메디컬콜센터, 국제보건의료연수기관 등 공공의료통역분야에서 100시간 동안 무료 의무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양성 교육 과정에 대한 예비 의료통역사들의 기대는 어떨까? 현재 영어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한현진씨(30·여)는 “인터넷 통역사 모임 카페에서 정보를 접하고 지원했다”며 “앞으로 의료통역교육을 통해 의료 분야의 전문 통역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말했다.

현직 간호사로서 의료통역 교육생이 된 임재숙씨(32·여)는 “지금까지의 임상경험과 영어 능력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전문 인재가 되고 싶다”며 “교육 내용이 체계적이고 강사진이 우수해 앞으로의 교육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 한국의 의료 기술을 세계 널리 알려줄 의료통역사 . 설레는 첫 수업을 마음을 간직한 채 6개월 뒤에는 한국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을 책임질 당당한 주역이 되길 바란다.

정책기자단 박연주 crystia99@naver.com